개발자의 시간을 벌어주는 두 가지 도구: 잘 쓴 Tech Spec과 AI
컬리는 Tech Spec으로 리뷰와 협업을 빠르게 만들고, AI로 초안 자동화를 실험한다.
컬리 상품 코어 프론트엔드 팀은 2023년부터 Tech Spec을 핵심 개발 문화로 정착시켰다. 단순히 기능을 적는 문서가 아니라, 왜 만들고 어떻게 구현할지까지 정리하는 설계서로 쓰면서 문서는 부담이 아니라 협업과 의사결정의 무기가 됐다.
Tech Spec은 크게 네 축으로 구성된다.
- 개요: 비즈니스 배경과 기술적 목표를 함께 정리한다.
- 작업 계획: 구현 단위를 쪼개 Jira 티켓 수준으로 관리한다.
- 구현: 핵심 로직, 의사 코드, 트러블슈팅을 남긴다.
- 프로젝트 정보: 마일스톤과 관련 문서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묶는다.
효과도 분명했다. PR 리뷰는 맥락 설명에 오래 걸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문서만으로 배경을 이해한 뒤 깊이 있는 논의를 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리뷰 시간은 1~2일에서 1~2시간 내외로 줄었고, 설계 단계에서 이슈를 미리 잡아 커뮤니케이션 비용과 재작업도 크게 낮췄다.
실전 사례로는 상품 상세 페이지 쿠폰 적용가 및 다운로드 프로젝트가 제시된다. 멀티 딜 상품에서 같은 Coupon_ID가 얽혀 쿠폰이 한꺼번에 내려받아지는 문제를 마주했지만, 문서의 구현 파트를 바탕으로 Coupon_ID + Deal_Product_No를 조합한 유니크 키를 설계해 해결했다. 또 앱 내 쿠폰 다운로드 기능을 네이티브가 아니라 WebView로 구현하기로 하면서, 정책 변경 대응 속도와 재사용성, 앱-웹 간 세션 동기화와 UI 여백 같은 이슈까지 사전에 점검했다.
일정 산정에서도 Tech Spec은 힘을 발휘했다. 작업을 컴포넌트와 로직 단위로 잘게 쪼개 공수를 산정하니, 감이 아니라 데이터로 “얼마나 걸리는지” 설명할 수 있었고 협업 부서도 복잡도를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제 팀은 한 단계 더 나아가 AI 자동화를 실험 중이다. 기획자가 전달한 PRD를 넣으면 Tech Spec 초안을 만들어 주는 흐름을 만들고, 태스크 분해에는 Taskmaster를 참고해 우선순위와 의존성을 정리한다. 예시로는 간단한 할 일/메모 페이지에 대해 레이아웃, 날짜 네비게이션, 상태 순환, localStorage 저장/로드, 반응형 디자인까지 구조화된 초안이 제시됐다.
핵심은 AI가 문서를 대신 쓰는 데 있지 않다. AI가 뼈대를 잡고, 개발자는 비즈니스 임팩트와 엣지 케이스, 기술적 디테일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전환하면 문서 작성 부담은 줄고 설계 품질은 올라간다. 나아가 이 태스크 단위는 곧 PR과 리뷰의 기준이 되어, 코드 리뷰 속도와 팀 생산성까지 함께 끌어올릴 수 있다.
향후에는 PRD에서 Tech Spec을 만들고, 이를 다시 Jira와 연동해 태스크를 자동 생성하며, 의사 코드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목표로 한다. 문서로 먼저 설계하고 AI로 구조화한 뒤 개발과 트러블슈팅을 다시 문서에 환류시키는 선순환이 자리 잡으면, 기록은 개인 메모가 아니라 팀의 지속 가능한 자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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