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활용하는 회사 vs AI를 만드는 회사
무신사는 LLM 데모를 넘어 체형 데이터 축적형 자체 AI로 방향을 바꿨다.
오프라인에서 확인한 핏(Fit) 경험을 온라인 구매까지 이어 붙이는 것이 출발점이었다. 매장에서 옷을 만지고 입어보며 얻는 확신은 온라인에서는 쉽게 끊겼고, 이 간극이 사이즈 실패와 반품으로 이어졌다.
초기에는 Nano Banana, Claude, GPT 같은 멀티모달 LLM을 활용해 오프라인 촬영부터 디지털 모델 생성, 앱 연동, 가상 착장, 구매 전환까지의 흐름을 빠르게 검증했다. 속도와 체감 가능한 결과물 덕분에 “프로덕트로서 가능한가”는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 시점의 무신사는 아직 AI를 잘 쓰는 회사에 가까웠다.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면서 핵심 질문은 달라졌다. 단발성 결과 이미지가 아니라, 개인의 체형 기준이 저장되고 축적되는 구조가 필요했고, 오프라인 경험이 디지털 자산으로 남아야 했다. 결국 목표는 LLM을 감싼 기능이 아니라, 경험을 자산화하는 기반 기술이었다.
전략 전환의 이유도 분명했다.
- 비용: 사용량이 늘수록 멀티모달 LLM 비용 부담이 커진다.
- 프롬프트 의존성: 결과를 설명하고 통제하기 어렵고, 개선이 프롬프트 조정에 갇히기 쉽다.
- 차별화 한계: 같은 API를 쓰면 경쟁사도 비슷한 기능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LLM은 제품의 중심이 아니라 개발 도구로 두고, 핵심 자산은 무신사 내부에 쌓이게 하기로 했다. 현재 O4O팀은 Fit My Box(가명) 프로토타입을 포함해, 오프라인에서 시작된 체형 이해를 온라인까지 연결하는 자체 AI 프로젝트를 20% Project 제도 아래에서 이어가고 있다.
결국 선택은 분명해졌다. 빠른 실험으로 끝나는 AI 활용이 아니라, 체형 데이터와 경험을 축적하는 무신사만의 AI 자산을 만드는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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