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Briefing

AI 네이티브 채용의 철학

·2026.03.13 17:01

AI 도구를 막는 채용 대신, AI를 제대로 쓰는 사고력을 평가하도록 설계를 바꿨다.

2026년 1월, 무신사는 AI 네이티브 엔지니어 채용을 시작하며 기존 코딩 테스트를 전면 재설계했다. 짧은 알고리즘 문제는 AI 에이전트가 몇 초 만에 풀어버리기 때문에, 이제는 구현 능력보다 무엇을 만들지 판단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기존 대응은 세 갈래였다. 금지는 현실과 동떨어지고, 무시는 이미 무력화됐으며, 동결은 신입 채용 자체를 멈춰버린다. 무신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AI 시대에 맞는 평가 기준을 직접 만들기로 했다.

핵심은 공정성모호함의 설계였다. 로컬 환경을 각자 쓰게 하면 ChatGPT Pro, Claude Max, IDE 연동까지 갖춘 지원자와 그렇지 않은 지원자 사이의 격차가 도구의 차이가 아니라 자본의 차이가 된다. 그래서 모든 지원자에게 동등한 AI 환경을 제공하고, 사고력 자체를 보려는 구조로 바꿨다.

문제는 너무 구체적이면 AI에게 힌트를 주고, 너무 모호하면 신호가 사라진다는 점이었다. 해법은 오픈소스처럼 설계하는 것이었다.

  • 무엇을 만들지는 제시하되, 어떻게 만들지는 비워 둔다.
  • 빌드, 실행, 테스트 방법은 README 수준으로 스스로 문서화하게 한다.
  • 평가 시스템은 그 문서를 읽고 프로젝트를 직접 실행해 검증한다.

실제 과제는 대학교 수강신청 시스템이었다. 학생 조회, 강좌 조회, 수강신청, 수강취소, 시간표 조회, 18학점 상한, 시간 충돌, 그리고 정원 1명 남은 강좌에 100명이 동시에 신청해도 정확히 1명만 성공해야 한다는 조건만 주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결정하게 했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단순 구현이 아니라, 요구를 해석하고 시스템으로 바꾸는 능력이다.

숨겨진 깊이는 특히 동시성에서 갈린다. 강좌 레벨 락만으로는 정원을 지킬 수 있지만, 같은 학생이 동시에 두 과목을 신청하면 학점 제한이나 시간 충돌이 깨질 수 있다. 그래서 강좌 레벨 락학생 레벨 락이 모두 필요하고, 락 순서가 어긋나면 데드락까지 생긴다.

데이터 설계도 시험의 일부였다. 10,000명 이상 학생, 500개 이상 강좌, 100명 이상 교수1분 이내에 생성해야 하며, 시간표 충돌과 정원 경쟁이 실제로 드러나도록 관계를 설계해야 했다. 시더가 돌아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테스트할 가치가 있는 세계를 만들어야 했다.

평가는 3-Tier 모델로 나뉜다.

  • Tier 1 - Make it Work: 빌드와 실행, 헬스체크가 되는가.
  • Tier 2 - Basic Features: API, 비즈니스 규칙, 동시성 제어가 실제로 동작하는가.
  • Tier 3 - Deep Thought: 프롬프트 이력, 요구사항 도출 문서, 데이터 설계, 코드 품질, 테스트 커버리지, git 이력까지 보고, 지원자가 문제를 맡기기만 했는지 아니면 이해하면서 썼는지를 판별한다.

결국 무신사가 찾는 사람은 AI가 대신해 준 사람이 아니라, AI와 함께 사고를 확장하는 사람이다. 구현은 점점 싸지고 있으니, 이제 차이를 만드는 것은 무엇을 구현할지 정하는 힘과 그 결정을 문서와 코드로 증명하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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