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Briefing

사이드 프로젝트로 프로덕트 엔지니어가 된 사람: 불편하면 직접 만든다

·2026.03.25 10:29

불편함을 직접 해결한 사이드 프로젝트가 PE 역량과 AI 시대 역할을 보여줬다.

마이리얼트립 코어플랫폼개발팀 김민수는 카드사 DB 관리자, 백엔드 개발자, 스타트업의 클라우드·서버·모바일 담당, 검색 엔지니어를 거치며 늘 처음 하는 일을 맡아왔다. 그 과정에서 쌓인 습관은 거창한 방법론이 아니라, 불편하면 직접 만들고 반복되면 자동화하는 태도였다.

대표 사례는 일본 맵코드 변환 사이트다. 일본 렌트카 이용 시 내비게이션이 일본어만 지원돼 목적지 검색이 어려웠고, 맵코드를 찾는 서비스도 일본어뿐이어서 직접 만들었다. 구글 플레이스 API로 GPS 좌표를 얻고 이를 맵코드로 바꾸는 방식이었고, 본인이 쓰려 만든 서비스가 공개 후 일본 여행자 커뮤니티에서 크게 반응하며 운영자에게 선물까지 받았다.

이후에도 그는 숙소 빈방 알림, 회사 전화 발신자 확인 앱, 배송 추적 자동화, 이체 자동화, 주식 체결 알림 같은 도구를 계속 만들었다. 핵심은 같은 일을 두 번 하지 않기 위해 먼저 귀찮음을 줄이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있었다.

서비스를 공개하면서 관점도 바뀌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내놓는 순간부터 배포와 테스트, 사용자 지표, 마케팅, 보안을 경험하게 된다. 실제로 Google Analytics를 붙여보니 방문자가 거의 없었고, SEO를 해도 검색봇만 들어왔으며, 블로그 노출과 Google Ads를 거치며 트래픽이 늘어나는 과정을 통해 마케팅 비용의 의미를 체감했다.

직접 백엔드·프론트·모바일을 다 다루다 보니 다른 직군의 제약도 이해하게 됐다. 왜 프론트는 복잡한 API 스펙을 요구하는지, 왜 백엔드는 원하는 형태로 바로 줄 수 없는지 알게 되면서, 단순히 "안 된다"가 아니라 이유를 이해하고 대안을 함께 찾는 협업이 가능해졌다. 90점짜리를 만드는 것과 99점짜리를 만드는 것의 차이, 요구사항이 운영 중 바뀔 수밖에 없는 이유, 보안은 직접 겪어야 체감된다는 점도 경험으로 배웠다.

그가 내린 결론은 **"그냥 만들면 된다"**였다. 직접 만들어 보고 공개하고 운영해 보면 두려움이 줄고, 전체 흐름이 보이며, 작은 서비스라도 시장과 맞닿는 경험이 생긴다. 특히 그는 맵코드 사이트가 2017년부터 손을 대지 않아도 월 3만 명이 꾸준히 찾는다고 소개하며, 중요한 것은 제품 하나가 아니라 프로세스로 100원을 버는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AI 시대에 들어서며 그는 역할의 중심이 바뀌고 있다고 봤다. 자연어가 소스 코드가 되고 AI가 만들어준 코드가 바이너리처럼 소비되는 흐름 속에서, 엔지니어의 역할은 코드를 직접 많이 쓰는 것보다 AI가 코드를 만들어내는 방식 자체를 설계하는 것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이를 그는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하네스 엔지니어링, 혹은 더 넓게는 메타 엔지니어라고 불렀고, 궁극적으로는 AI 개발자를 만드는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마지막 메시지는 분명하다. PE의 본질은 커리어 타이틀이 아니라 내 불편함을 직접 해결하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여행에서 길을 못 찾아 만든 사이트, 반복 업무를 줄이기 위한 자동화, 빈방을 찾기 위한 알림 시스템처럼, 지나고 보면 점들이 하나의 선으로 이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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